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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건강하시죠? 저는 지난 주일 아침부터 감기 기운이 있었는데 아직까지도 컨디션이 완전히 좋아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감기 한번 안 걸리고 넘어가는 해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프면 사역에 지장이 생길 수 있으니 손도 자주 씻고 조심한다고 했는데도 어쩔수 없나 봅니다.

20대 초반 논산 훈련소에 훈련을 받을 때 입니다. 힘든 훈련을 받다가 보면 중간 중간 열외 병사가 생기죠. 훈련 중에 어지러워 쓰러지기도 하고, 훈련 중에 다쳐서 열외 되는 병사는 늘 있기 마련입니다. 힘든 훈련을 받다가 보면 이런 생각을 하죠. “나도 한번 쓰러져 봤으면 좋겠다.” 하지만 일부러 팔과 다리를 부러뜨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쓰러진 척을 할 수도 없으니 이를 악물고 훈련을 받았습니다. 

결국 아픈 것도 그리고 안 아픈 것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아픈 것 뿐일까요? 인생이라는 것 자체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건강, 먹고 사는 일, 아이들 키우는 일 등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한 둘이 아닙니다. 내 뜻대로 되지 않기에 오히려 우리는 삶의 극적인 일이 일어나길 기대하나 봅니다. 복음서에 보면 이런 기대를 가지고 예수님을 따랐던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그런 무리를 향해 예수님이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죠.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는 표적과 기사를 보지 못하면
도무지 믿지 아니하니라 [요 4:48]

특별한 표적과 기사가 일어나지 않아도 변함없는 믿음의 사람이 되길 바라며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나태주 시인은 매일 잠들기 전에 이렇게 기도한다고 합니다. “하나님 오늘도 잘 살고 죽습니다. 내일 아침에도 꼭 깨워주세요.” 그의 기도처럼 매일 아침에 눈을 뜬것 자체가 기적입니다. 오늘 아침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푼 기적의 시간입니다. 꼭 죽을 병에 걸렸다가 살아난 것만 기적이 아닙니다. 365일 중한 병에 걸리 않고 잘 살았다면 그 또한 기적이죠. 이런 믿음의 고백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나태주 시인이 쓴 시 한 편이 저에게 아주 특별하게 다가 왔습니다. 제목은 “풀꽃”입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옆 자리에 누가 앉아 계신가요? 자세히 보고 오래 보면 모두가 예쁘고 사랑스러운 분들입니다. 옆에 계신 분에게 이렇게 인사 해봅시다. “당신 때문에 행복합니다.”  

담임목사 이신효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