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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첫 주, 아이들은 다시 가방을 멨습니다. 새 학기, 새 교실, 새 선생님. 변화의 문 앞에 서면 마음이 먼저 반응을 합니다. 주일 저녁부터 말수가 줄고,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드는 아이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그런 시간을 지나왔기 때문입니다.

낯선 환경에 들어선다는 것은 언제나 긴장되는 일입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익숙한 곳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교실, 처음 만나는 사람들 앞에서는 어른이나 아이나 비슷해집니다. 대학교 신입생 환영회에 가던 날의 떨림도, 군에서 이등병으로 자대 배치를 받던 날의 숨 막히는 공기도 지금까지 선명합니다. 

한국에서의 사역을 정리하고 밴쿠버 공항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도 그랬습니다. 마중 나온 장로님들 앞에서 말 한마디 행동 하나까지 조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교회는 또 얼마나 낯설던지요. 종이 한 장을 쓰는 일조차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모든 것이 조심스러웠던 시간이 지나, 이제서야 조금 ‘살아진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타향살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20년, 30년을 살아오신 분들을 뵐 때면 더욱 존경하는 마음이 듭니다. 그 시간 속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인내와 기도가 담겨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대 선교의 아버지로 불리는 윌리엄 캐리(William Carey, 1761~1834) 역시 낯선 길 앞에 섰던 사람입니다. 인도 뱅골은 그에게 너무 멀고 낯선 땅이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그를 응원했지만, 어떤 이들은 그를 말렸습니다. 심지어 “하나님은 당신의 도움 없이도 그들을 구원하실 수 있다”며 말한 사람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는 낯선 그 길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그 한걸음이 현대 선교의 흐름을 바꾸는 씨앗이 되었습니다. 다음은 1792년 그가 인도 뱅골로 떠나기 전 노팅엄 선교 대회에서 남긴 말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위대한 일을 기대하라. 하나님을 위해 위대한 일을 시도하라.
Expect great things from God; attempt great things for God.

위대한 일을 행하실 하나님을 바라보던 그의 기대는 어느새 믿음의 기도가 되었고, 그 기도 위에 그는 하나님의 위대한 일에 쓰임 받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은 지나간 시간에 머무는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가 맞이한 오늘은 어제 누군가 그토록 살고 싶어 하던 날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시는 날입니다. 성경은 말합니다.

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는 확신하노라 [빌립보서 1:6]

낯선 길 앞에서 우리는 멈출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미 착한 일을 시작하셨기 때문입니다. 이런 우리의 기대가 믿음의 기도가 되길 바랍니다. 

담임목사 이신효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