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첫째가 저의 손을 잡고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아빠 손은 잡 폭신하고 따뜻해서 너무 좋아.”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딸 아이의 말입니다. 그런데 첫째 아이의 손을 한 번이라도 더 잡아 주고 싶지만 뭐가 그렇게 바쁜지 미안할 때가 많습니다.
‘말의 품격’이라는 책의 저자(이기주)는 인간의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할아버지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 줍니다. 그의 할아버지는 이 책이 출판 되기 몇 해 전에 이미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할아버지의 마지막 순간을 회상하며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며칠째 할아버지의 의식은 삶과 죽음 사이에서 방황하며 갈피를 잡지 못하는듯 해보였다.
마지막 날이었다. 며칠째 굳게 닫혔던 입술 사이로 “손…”이라는 단어가 흘러 나왔다.
할아버지가 이 세상에서 남긴 마지막 말이었는데, 갑자기 툭 튀어나온 단어가 아니라
할아버지의 몸과 마음속에서 오랜동안 쟁여진 단어처럼 느껴졌다.
왜 그의 할아버지는 “손…”이라고 하셨을까?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병원에서 일하는 지인으로부터 이런 비슷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고 합니다. 마지막 순간 힘겨운 싸움을 벌이던 환자가 숨을 거둘때 “손”이라고 발음하는 경우가 꽤 있다는 것입니다. 한 문장을 다 완성할 기력조차 남지 않은 생의 마지막 순간에 한 번 더 가족의 체온을 느끼고 싶어서 “손 좀 잡아줘…”라고 그들은 말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오늘 목회 서신의 제목은 어린 시절 즐겨 부르던 찬양의 제목입니다. 지금은 잘 불려지지 않지만 참 은혜로운 찬양입니다.
주님여 이 손을 꼭잡고 가소서 약하고 피곤한 이 몸을
폭풍우 흑암속 헤치사 빛으로 손잡고 날 인도 하소서
인생이 힘들고 고난이 겹칠 때 주님여 날도와 주소서
외치는 이 소리 귀 기울이시사 손잡고 날 인도 하소서
이 찬양은 이름 모를 한 크리스천의 고백입니다. 폭풍우 흑암 속에 있을 때, 그리고 인생이 힘들고 고난이 겹칠 때 주님께서 우리의 손을 붙잡고 인도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는 주의 손에 붙들려 하나님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외로운 인생길 누구의 손을 붙들고 계십니까? 더욱 굳게 주의 손을 붙드는 이 아침이 되길 축복합니다.
담임목사 이신효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