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0일 주일
간절한 바램이 기적이 되길
한국에서 사역을 할 때 일입니다. 지역 사회를 섬김 프로젝트로 섬기던 교회에 수어 통역팀을 만들고 자원 봉사자를 모집해서 팀원들에게 수어를 가르쳤습니다. 하루 이틀만에 수어를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오랜 기간 함께 기도하며 실력을 쌓아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수어팀 팀장 권사님이 저에게 농인 협회를 함께 찾아가자 하더군요. 그래서 권사님과 함께 농인 협회 사무실을 찾아가서 회장님을 만나 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긴 대화 끝에 지역 교회 가운데 수어로 예배를 통역해주는 곳이 없어서 많은 분들이 먼곳에 있는 농인들을 위한 교회를 다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만남을 계기로 농인 협회 회장님이 제가 섬기던 교회를 나오게 되면서, 매주 힘들게 먼길을 다니던 농인들도 함께 신앙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일 예배가 끝이나면 같이 교회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수어 통역팀과 농인들이 함께 어우러져 소그룹 모임을 가졌습니다. 교회를 오래 다녔지만 한번도 체계적인 성경공부를 받은 적이 없었던 분들이라 성경에 대한 질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들과 함께 성경 공부했던 시간을 돌아보면 지금도 그분들이 그립기도 합니다.
그렇게 2년의 시간이 흘러 하루는 제가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여러분 지금도 하나님께 청력을 회복시켜 달라고 기도하시나요?” 그날 모임에 참여한 농인들 모두가 “지금도 기도한다”는 것입니다. 오랜 기간 듣지 못했으니 이런 삶이 그들에게 익숙해 질만도 합니다. 하지만 순간 순간 답답하고 아쉬운 일도 많았을 것입니다. 그만큼 더 간절히 그들은 듣기를 바랬던 것입니다.
성경에 보면 12년을 혈루증으로 고생한 한 여인이 나옵니다. 받을 수 있는 치료는 다 받았지만 아무런 효험이 없었죠. 오히려 그 병이 더 중하여졌습니다. 그러나 포기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 가운데 예수님께서 수많은 병자들을 고쳐주셨다는 소문을 듣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에 대한 소문을 듣고 그녀의 소원은 더 간절해 졌습니다. 그녀의 간절함은 바램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예수의 소문을 듣고 무리 가운데 끼어 뒤로 와서 그의 옷에 손을 대니 [막5:27]
그 순간 그녀는 병이 나은 줄을 깨닫게 되죠. 그리고 예수님은 ‘그의 능력이 자기에서 나간 줄을 아셨다’고 합니다. 그 어떤 바램도 그냥 이루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이 아침 말씀으로 우리에게 찾아오시는 주님의 옷자락을 붙잡을 때 예수의 능력이 우리를 새롭게 하는 은혜가 있길 축복합니다.
담임목사 이신효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