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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행복하자 

여러분이 이 글을 읽고 계실 때면, 저와 저희 가족은 캘거리에  있는 어느 교회에서 주일 예배를 드리고 있을 것입니다. 여름 휴가로 떠난 길이지만 그동안 방문하고 싶었던 교회를 탐방하고 배움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감사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오늘도 열심히 교회를 섬기고 계신 분들의 얼굴과 성도들의 얼굴을 떠올리면 마음이 편치는 않습니다. 오늘 먼 걸음으로 오셔서 설교 해주시는 목사님과 성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여름 휴가를 떠난다고 하니 예전에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가 생각이 납니다. 제주의 아름다운 경치와 맛난 음식을 먹고 숙소로 가는 길에 그날 여행 가이드를 해주셨던 분께서 함께 차를 타고 가는 분들에게 “여행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질문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저런 대답 끝에 생업으로 여행 가이드를 하며 느겼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여행을 이렇게 정의해 주더군요. “여행; 기서 복하자.” 

특별한 장소를 찾아 가면 행복할까? 어디에 있느냐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마음의 상태입니다. 지금 있는 이곳에서 행복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여행을 떠나도 행복한 여행을 하는 것입니다. 

결혼 1주년 기념일을 지혼식이라고 합니다. 지혼식은 종이처럼 찢어지기 쉽다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혼 1주년에는 종이로 된 선물을 주고 받는다고 합니다. 결혼 50주년 기념일을 금혼식이라고 합니다. 금처럼 단단해졌다는 의미로 금으로 된 선물을 하는 것입니다. 요즘 한국 사회에 황혼 이혼이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고령에 계신 부모님이 황혼 이혼을 하겠다고 해서 심방 요청 받은적도 있었습니다. 황혼 이혼 사유 1위가 “성격차이”라고 합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상처를 주는 말 한마디 때문에 금처럼 단단해진 관계가 깨어지는 것입니다. 

지금 여기서 행복하길 원한다면 말을 바꾸어야 합니다. 욥과 그의 친구들이 나눈 수많은 대화 끝에 하나님께서 이렇게 물으십니다. “무지한 말로 생각을 어둡게 하는 자가 누구냐?” 서로가 옳다고 주장했지만 하나님 보시기에 무지한 말만 했던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 있다고 합니다. 모두 마음을 같이하여 서로를 향해 이렇게 말해 봅시다.

“미안해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축복해요.”

담임목사 이신효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