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시간 저는 나나이모를 향해 가는 배를 타고 있습니다. 무슨 일 때문에 갔을까 궁금하실 것입니다. 불가피한 노회의 일정으로 나나이모에 있는 교회에 공동의회를 인도하기 위해 가는 길입니다. 갑작스러운 부탁에도 먼 길을 오셔서 말씀을 전해주시는 목사님과 한결같이 예배를 섬기시는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영혼을 위해 하나님께 평안을 구하는 기도를 드립니다.
지난 추수 감사 주일이었습니다. 축도를 하고 2부 순서 소개를 하고 내려 왔는데 교회 로비에 낯선 외국인이 있더군요. 가까이 가서 보니 20대 후반의 남자 청년이었습니다. 인사를 하려고 보니 눈을 꼭 감고 있는 청년의 눈에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순간 ‘왜 이렇게 우는 걸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나가던 길에 어떻게 낯선 한국 사람들로 가득한 이곳에 왔을까?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 예수님께서 청년의 발걸음을 이곳으로 인도해 주셨다는 것입니다. 그의 눈물의 의미를 아시는 주님의 마음으로, 청년이 그 시간을 편하게 누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렇게 학생들의 감사 찬양과 주일학교 아이들의 율동이 끝이나고 돌아보니 청년은 가고 없었습니다.
청년이 우리들이 하는 말을 알아 들었을까?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찬양과 낯선 사람들 틈에서 청년이 흘린 눈물은 예수님 때문에 흘린 눈물이었습니다. 오늘 이 시간 그 청년은 또 어딘가에 예수님을 위해 눈물을 흘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예수님께서 한 바리새인의 집에 초대를 받아서 갔을 때 한 여인이 예수님께 향유를 부어드린 사건이 누가복음 7장에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그녀의 모습을 지켜봤던 누가는 그때의 일을 다음과 같이 기록합니다.
예수의 뒤로 그 발 곁에 서서 울며 눈물로 그 발을 적시고
자기 머리털로 닦고 그 발에 입맞추고 향유를 부으니 [눅 7:38]
그녀는 마을 모든 사람들이 알만한 죄인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까? 그녀는 예수님 뒤에 서서 눈물로 예수님을 발을 적셨다고 합니다. 마치 수도꼭지를 틀어 놓은 것처럼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던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식사 자리에 있었지만 예수님께 발 씻을 물을 준 사람은 없었습니다. 심지어 예수님께 입맞추어 인사를 한 사람도 없었으며, 예수님의 머리에 기름을 부어준 사람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녀만이 예수님의 발을 씻어 주었으며 그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어 드린 것입니다.
다시 청년이 흘린 눈물을 생각해 봅니다. 그 눈물은 분명 감사와 사랑 그리고 미안함의 눈물이지 않았을까요? 우리의 예배가 감사와 사랑 그리고 회개의 눈물로 가득 차오르길 기도합니다.
담임목사 이신효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