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의 일입니다. 운전을 해서 가는데 앞 차량에 물고기 모양의 범퍼 스티커가 붙어 있더군요. 딱 봐도 오래된 스티커였습니다. 그리고 물고기 모양의 스티커에 익투스(ΙΧΘΥΣ, 물고기)라는 고대 그리스어가 쓰여 있었습니다.
ΙΧΘΥΣ 다섯 헬라어 알파벳은 각각 다음과 같은 뜻을 담고 있습니다. “Ι” (Ἰησοῦς, 예수), “Χ” (Χριστός, 그리스도), “Θ” (Θεοῦ, 하나님의), “Υ” (Υἱός, 아들), “Σ” (Σωτήρ, 구원자).
결국 물고기 모양은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 구원자”라는 초대교회 성도들의 믿음의 고백을 담고 있죠. 그리고 크리스천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방법이기도 했던 것입니다. 제 기억으로 1990년대 한국 교회에서도 유행처럼 물고기 범퍼 스티커가 사용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와 관련된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죠.
친구의 인도로 예수님을 믿고 매일이 기쁘고 감사했던 한 성도의 이야기입니다. 그가 하루는 차를 운전해서 가는데 앞차 범퍼에 물고기 모양을 보게 되죠. 그런데 자세히 보니 이런 문구가 적혀 있는 것입니다. “만일 당신이 크리스천이라면 빵빵하고 눌러 주세요. 우리는 가족입니다.” 너무 반가운 마음에 그는 “빵빵”하고 자동차 경적을 울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앞차 옆에 서게 되자 그는 앞차 운전자가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창문을 내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상대방 운전자가 창문을 열더니 이렇게 소리를 쳤다고 하죠. “앞에 빨간 불이 안 보이세요. 지금 여기서 저에게 어떻게 하라고 빵빵거리는 거죠?” 이 사람은 차 뒤에 자신이 어떤 스티커를 붙였는지 까맣게 잊어버렸던 것입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지만 우리도 삶의 현장에서 우리가 크리스천이라는 사실을 잊고 살때가 참 많습니다. 이야기속에 소리 쳤던 운전자도 물고기 스티커를 차 범퍼에 붙일 때는 ‘과격하게 운전하지 말아야지’라고 다짐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급한 일에 쫓기거나 힘든 일을 당하면 스스로 고백한 것을 금새 잊어버리게 되죠.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하나님 말씀 앞에 서서 자신을 돌아 봐야 합니다. 수많은 말씀이 있지만, 오늘 이 아침에 다음 말씀을 우리의 마음 깊이 새겨 봅시다.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고전 3:16]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의 말씀을 가까이 하는 것은 축복입니다. 하나님의 성령이 우리 안에 계십니다. 우리가 이 땅의 교회입니다.
담임목사 이신효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