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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젊은 목사님이 제주도에 위치한 교회의 담임목사로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제주도는 바다도 가깝고, 자연환경 또한 매우 아름다운 곳이죠. 이에 젊은 목사님은 은사 목사님께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씀드렸다고 합니다. “목사님, 제주도가 정말 좋습니다. 어디를 가든 멋진 자연이 펼쳐져 있고, 광활한 바다를 바라보니 가슴이 확 트이는 것 같습니다. 편하신 시간에 언제든지 제게 방문해 주십시오.” 기분 좋은 전화를 받은 은사 목사님은 후일을 약속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 은사 목사님은 다시 젊은 목사님으로부터 전화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목소리의 톤부터 달랐습니다. “목사님, 저 육지로 가고 싶습니다. 이쪽으로 가도 바다, 저쪽으로 가도 바다, 사방이 바다로 막혀 있어 너무 답답합니다.”

과거에는 바다를 보며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다고 했던 목사님이 이제는 사방이 바다로 막혀 답답하다고 하니, 은사 목사님의 마음 또한 무겁고 답답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주도 바다는 변한게 없습니다. 무엇이 달라졌나요? 젊은 목사님의 마음이 변한 것입니다.

‘로버트 기요사키’의 저서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 보면 ‘다람쥐 레이스’ 이야기가 나옵니다. 다람쥐 레이스는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고, 번 돈을 소비하고 그리고 소비 했기 때문에 또 다시 돈을 벌어야 하는 무한 반복의 삶을 뜻합니다. 한국이라는 다람쥐 쳇바퀴가 싫어서 밴쿠버에 와서 보니 우선 공기가 너무 좋습니다. 크고 작은 호수와 주변의 산책길을 걷다가 보면 몸이 건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요? 장소만 바뀌었지 여전히 우리는 다람쥐 쳇바퀴를 돌리고 있습니다. 의사 소통도 어렵고 모든 것이 불편합니다. 모든 것이 익숙하고 편했던 한국이 다시 그리워지죠. 무엇이 문제일까? 결국 어떤 상황에 있느냐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의 상태입니다. 

뇌성마비 장애를 가진 송명희 시인은 깊고 깊은 절망의 바다 한 가운데서 다음과 같이 하나님을 찬양하였습니다. 

나 남이 가진 것 나 없지만, 공평하신 하나님이
나 남이 없는 것 갖게 하셨네…

다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그 분은 바로 우리가 믿는 하나님입니다. 단 한번도 우리를 실망시킨 적이 없으신 공평하신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담임목사 이신효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