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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의 옷장”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요셉의 삶을 ‘옷’을 중심으로 네 단계로 나누어 풀어갑니다. 채색 옷, 종의 옷, 죄수의 옷, 그리고 세마포 옷까지… 각 옷은 요셉이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성숙해 갔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입니다. 마지막 장에서는 요셉이 입고 있던 옷을 벗고 영원한 안식에 이르게 됩니다.

아마 오늘 아침에도 우리는 옷장을 열고 어떤 옷을 입을지 고민했을 것입니다. 매일같이 옷을 고르며 하루를 시작하는 우리에게는 “어떤 옷을 입고 있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 옷을 입고 어떻게 사느냐”입니다. 지금 예배하는 이 순간, 우리가 어떤 옷을 입고 있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나님을 예배하고 있느냐입니다. 옷을 매개체로 다양한 인생의 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저자는 우화 하나를 들려줍니다. 

어느 날 참새 한마리가 야생 비둘기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눈송이 하나의 무게가 얼마인지 알아?” 이 질문에 야생 비둘기는 “무게가 거의 없어”라고 답합니다. 그러자 참새는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럼 내가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하나 해 줄게. 내가 전나무 둥치 바로 옆 가지에 앉아 있는데 눈이 내리기 시작했어. 많이 오는 것도 아니고, 심한 눈보라도 아니었어. 전혀 격렬하지도 않고, 마치 꿈속처럼 내렸어. 나는 달리 할 일이 없어서 내가 앉은 자리 위에 내려앉는 눈송이들을 세었어. 정확하게 3,741,952개였어. 네 말대로라면 무게가 거의 없는 그다음 번째 눈송이가 내려앉는 순간, 나뭇가지가 부러졌어.”

하늘에서 내리는 눈송이 하나는 무게를 잴 수 없을 만큼 가볍습니다. 하지만 그 눈송이가 쌓이면 나뭇가지가 부러지고, 심지어 지붕이 내려앉기도 하죠. 내리는 눈송이를 막을 수 없는 것처럼, 흘러가는 세월도 막을 수 없습니다.

80년을 산다면, 지금 함께 모여 하나님을 예배하는 한 시간의 무게는 1/701,280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무게조차 잴 수 없어 가볍게 흘려보낸 시간이 모여 우리의 인생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 [시편 90:12]

단 하루를 살아도 하나님 앞에 서게 될 그날을 바라보며, 믿음과 사랑, 그리고 순종의 시간을 쌓아 가시기를 축복합니다.

담임목사 이신효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