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철학자의 행복론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김형석 교수가 쓴 책입니다. 책 제목을 보는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100세를 산 철학자는 행복을 어떻게 이야기할까?” 그리고 책을 읽는 동안 또 하나의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사람들이 이 책을 읽을까?” 아마도 많은 분들이 행복한 삶을 꿈꾸며 이 책을 읽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바라는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책을 읽으며 더 분명해진 것은 “행복은 어떤 조건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는 사실입니다.
오래전 이야기입니다. 신학대학원 입학 시험을 치르고 합격자 발표가 있던 날, 함께 시험을 준비했던 분들과 점심을 먹고 있었습니다. 마침 합격자 통보를 받게 되죠.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었던 만큼 너무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그래서 그날 점심을 조용히 제가 계산을 하였죠.
하지만 그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헬라어와 히브리어 수업으로 시작된 신학 공부는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돌아보면 그 3년의 시간은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배움의 즐거움이 있었고, 훌륭한 교수님들과 좋은 동료 전도사님들과의 만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형석 교수님은 1920년 평안남도 대동에서 태어나셨습니다. 그리고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전인 1947년 여름, 38선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오셨다고 합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이라는 격동의 시대를 모두 겪으신 분입니다.
한국 사회는 요즘 심각한 취업난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전쟁 직후의 상황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제대로 된 직장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실상 무직 상태였죠. 젊은이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구두를 닦으며 생계를 이어갔고, 나이가 조금 더 많은 분들은 지게꾼이 되어 짐을 날랐다고 합니다. 방 한 칸 얻지 못해 남의 집 문간에 얹혀살던 이들도 있었고, 잠잘 때는 옷을 벗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껴입어야 체온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불과 60여 년 전 대한민국의 모습입니다.
그 시절과 비교하면 대한민국은 놀라울 만큼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문제가 존재하며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곳곳에서 불평이 터져 나오고, 그 불평이 분노로, 분노가 서로를 향한 혐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바라보며 100세 철학자는 말합니다.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일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모순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
결국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며, 이런 사람들이 많아질 때 모순과 문제로 가득한 세상이 조금씩 변화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우리 모두의 사명입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살전 5:18]
지금 우리가 하는 그 일을 사랑할 수 있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이라는 믿음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믿음으로 범사에 감사합시다. 어제와 전혀 다른 오늘을 함께 만들어 갑시다.
담임목사 이신효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