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목사님은 장례를 집례해 보셨습니까?”라고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 저의 첫 장례 집례는 청년부 사역을 할 때였습니다. 주말 저녁, 이제 대학생이 된 한 남자 청년으로부터 다급한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아버지랑 주말에 원주에 있는 밭에 갔는데, 그곳에서 아버지가 쓰러지셨다는 것이었습니다. 119를 불렀지만 아버지는 의식이 없었고, 청년은 혼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전화를 끊고 청년부 부장 집사님께 연락하여 함께 원주에 있는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가는 길에 청년으로부터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어머니 없이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신 것입니다. 장례를 한 번도 준비해 본 적이 없는 청년은 아버지 장례 예배를 저에게 부탁했습니다. 그래서 3일 동안 교회 청년들과 함께 장례 예배를 섬겼습니다. 이것이 저에게 첫 번째 장례 인도였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정말 많은 장례를 인도했습니다. 오랫동안 함께 신앙 생활을 했던 분의 장례부터 시작해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성도의 부모님 장례까지, 수많은 장례를 인도하며 유가족들에게 항상 했던 질문이 있습니다. “살아 계셨을 때 고인이 즐겨 불렀던 찬송이 있습니까? 마지막으로 남긴 유언은 없습니까?” 위로, 입관, 발인, 하관까지 네 번의 장례 예배 가운데, 고인이 즐겨 불렀던 찬송을 유가족들과 함께 부르며, 어떤 마음으로 고인이 이 찬양을 불렀을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긴 말씀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함께 나누기 위함입니다.
이런 질문을 하면 대부분은 “찬송가 몇 장을 참 좋아하셨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가끔 잘 모르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럴 때는 “혹시 고인이 사용하셨던 성경이나 찬송가를 볼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어봅니다. 대부분 즐겨 부르는 찬송이나 말씀에 표시를 해 두시기 때문입니다.
이런 질문을 저만 하는 것이 아니더군요. 카일 아이들먼(Kyle Idleman)목사님이 쓴 “그리스도인의 생각 사용법”이라는 책을 보니, 이분은 장례를 인도하게 되면 고인이 무엇을 위해 살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좋아했는지를 물어본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 끝에 카일 아이들먼 목사님은 “자신의 장례를 집례하게 될 목회자가 자신의 가족들에게 ‘고인이 생전에 무엇을 좋아했으며 어떤 삶을 살았나요?’라고 묻는다면, 가족들이 무엇이라고 대답할까?”라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제 장례 예배 때 찬송가 493장 “하늘 가는 밝은 길이”를 함께 불렀으면 합니다. 부족하지만 우리를 영접해 주실 주님이 계시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위로가 되기 때문입니다. 3절 가사입니다.
내가 천성 바라보고 가까이 왔으니, 아버지의 영광 집에 나 쉬고 싶어라
나는 부족하여도 영접하실 터이니, 영광 나라 계신 임금 우리 구주 예수라
어떤 찬송을 즐겨 부르십니까? 우리의 입술의 고백이 우리의 간증이 되고 삶이 되길 기도합니다.
담임목사 이신효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