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은 초대교회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복음이 예루살렘을 넘어 로마에까지 어떻게 전해졌는지를 기록한 신약의 유일한 역사서입니다. 사도행전은 바울의 죽음이 아니라, 복음이 멈추지 않고 계속 전파되는 장면으로 끝이 납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것을
담대하게 거침없이 가르치더라 [행28:31]
오래전에 로마를 여행하며 바울기념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 전시된, 바울이 로마로 압송될 때 사용했다는 쇠사슬을 바라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두렵지 않았을까?” 인간적으로 보면 바울 역시 연약한 한 사람입니다. 그는 마지막을 앞두고 이렇게 고백합니다.
전제와 같이 내가 벌써 부어지고 나의 떠날 시각이 가까웠도다 [딤후4:6]
주후 67년, 네로 황제의 박해가 극심하던 때 바울은 로마에서 참수형을 당합니다. 그 이후 2천 년의 교회사 속에는 수많은 믿음의 사람들이 바울의 뒤를 이었습니다. 그들 모두가 가진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순종입니다.
아프리카 콩고 교회사에서도 그러한 인물 한 사람이 있습니다. 찰스 스터드(Charles T. Studd) 선교사입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한 그는 중국 선교 사역을 마친 뒤, 건강과 가정의 이유로 영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음에도 다시 아프리카 콩고로 향했습니다. 복음이 아직 전해지지 않은 땅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를 말리는 사람들에게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를 위해 십자가에 달려 자신을 희생하신 것이 사실이라면, 그분을 위한 어떤 희생도 지나친 희생일 수 없다.”
콩고의 밀림에서 수많은 날들을 그는 외로움과 싸워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매일 “어떻게 하나님께 순종할 수 있을까”를 고민을 했다고 합니다. 눈에 띄는 사역의 성공보다, 매일 작은 순종으로 채워진 삶을 산 것입니다.
71세로 생을 마칠 때, 그의 장례식에 모인 수천 명의 콩고 사람들이 그를 기리며 이렇게 추모했다고 합니다. “위대한 백인 추장, 당신은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우리는 당신의 희생을 기억합니다.”
안전한 길을 거부하고, 끝까지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했던 삶, 그 순종의 길 끝에서 그가 남긴 유언은 지금도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쓰임 받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담임목사 이신효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