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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나 주차장에서 이웃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짧은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처음에는 날씨 이야기를 하다가 몇 차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이런 질문을 받게 됩니다. “What do you do?” 일반적으로 직업을 물을 때 하는 영어 표현으로 많이 알고 계실 것입니다. “무슨 일을 하세요?”라는 질문입니다. 그러면 저는 아보츠포드 한인장로교회의 담임목사라고 말씀드립니다. 그러면 교회는 어디에 있냐는 질문도 받게 되죠. 

흔히 ‘Doing’보다 ‘Being’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청년 시절 우리는 ‘무슨 일을 하며 살아갈까?’를 많이 고민했습니다. 다시 말해, ‘what I do’에 관심을 기울였던 것입니다. 한국을 떠나서 가족들과 함께 캐나다에 올 때 제일 많이 고민하고 알아봤던 것이 ‘무슨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었을 것입니다. 필요한 고민입니다. 그러나 무슨 일을 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일을 하는 내가 어떤 사람인가 즉 ‘who I am’입니다. 

학창시절 만났던 수많은 선생님들을 머릿속에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직업의 관점에서 본다면, 선생님은 교대나 사범대를 졸업하고 임용시험을 거쳐 교사가 된 분들입니다. 이 과정이 절대 쉽지 않습니다.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임용시험에 합격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만난 모든 선생님이 훌륭하고 존경할 만한 분으로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아닙니다. 왜 그럴까요? 환경이 문제였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교사로서 어떤 가치관과 태도로 학생을 가르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래서 직업적으로 교사가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교사가 될 것인가”입니다. 

목회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2010년에 목사 안수를 받았습니다. 벌써 16년이 지났습니다. 목사 안수를 받으면 특별한 능력이 더해져서, 설교를 하면 많은 사람들이 은혜를 받고, 손을 얹어 기도하면 기적이 일어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목사가 될 것인가’는 끝없는 나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면 아빠가 되고 엄마가 됩니다. 한 생명을 책임지는 져야 하는 부모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훌륭한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캐나다 시민권을 받을 때 하는 맹세가 있다고 해서 찾아봤습니다. 짧은 서약의 마지막 구절이 이렇게 끝이 납니다. “나는 캐나다 시민으로서 의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다짐합니다.” 시민권을 받는 사람에게 대단한 것을 요구한다기보다, 단 하나 성실함을 요구하는 듯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무슨 일을 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어떤 마음과 어떤 삶의 태도로 그 일을 감당하느냐’입니다.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되려고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여호와라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 [레11:45]

일터의 분주함 속에서도, 그리고 가족과의 관계 속에서도 거룩함을 잃지 않는 하나님의 백성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담임목사 이신효 드림